あらすじ
뜨거운 햇볕이 머리꼭지를 달구던 여름날.
고작 일곱 살 난 연우의 인생이 바뀌었다.
아빠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가본 평창동 친할아버지의 집, 현사재는
상상 이상으로 으리으리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존재가 있었다.
얇게 저민 흑요석 조각을 섬세하게 붙인 것 같은 검은 비늘.
그 거대한 구렁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어린 연우는 저도 모르게 외치고 말았다.
"용...."
그 순진했던 말이, 제 왼쪽 눈의 '시력'을 잃게 할 줄도 모르고.
***
그 이후 시작된 불가사의한 삶.
부모님의 죽음과 의문의 사고들, 그리고..
실명한 왼쪽 눈에서 펼쳐지는 예언 같은 환상.
결국 열아홉 겨울.
연우는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던 현사재를 다시 찾아가게 된다.
그렇게 악몽이나 다름없던 대문 앞에 서고 마는데...
삐-
[왔구나.]
어둠 속에서 남자가 샛노란 동공을 번뜩이며 연우의 얼굴을 감싸 왔다.
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고요히 속살거렸다.
[네가 가지고 있는 내 물건을 돌려받으려고 왔다.]
"......."
[여기에 박혀 있는, 내 여의주 말이야.]
'시력'이 없음에도 남자의 기이한 광채를 담아내고 있던,
연우의 왼쪽 눈을 서늘한 손이 꾹꾹 더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