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3년. 단 한 번도 들어와본 적 없던 침실이었다. 그 침실에 남편인 아이작과 ‘누군가’ 가 함께 있다.
“…….”
이 지경에 와서도 프리실라는 아이작을 믿고 있었다. 전장에서의 아이작은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프리실라가 처음으로 연모한 남성이었기에.
닳고 닳았음에도 그 믿음을 품에 안고 침실의 문을 열었다.
하나는 프리실라의 남편인 아이작 페인.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한 금발을 흐트러트린 그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얼굴 가득 당혹감을 띄우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곁에서 다급히 가슴을 가리는 건 포근한 밀색 머리칼을 가진 묘령의 여성이었다.
알리시아 페인. 아이작 페인의 의붓 여동생.
첫 해는 병약한 여동생의 최후를 지켜보고 싶다는 그의 말을 믿었다.
그 다음 해엔 변경 백의 필두 기사이며, 청렴 결백한 그의 품격을 믿었다.
그리고 오늘, 프리실라의 사랑은 모래 성처럼 무너지고, 조각도 남지 않게 되었다.
아이작을 사랑했기에 그를 믿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믿을 수가 없다.
믿을 필요도 없었다.
웃음이 터져나왔다.
“페인 경. 아무래도 당신의 삶에 저는 불청객에 불과한가봅니다. 불청객은 이만 물러날 터이니 당신의 여동생과 부디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