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김창수 작가의 포토 여행기 『아카시아 그늘막 사람들』!
PROLOGUE
빨리, 무슨 의미냐며 묻는 사람들
어떤 기준이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느껴보기 위해서 그동안 가볼까 말까 망설였던 곳, 아프리카로 떠나보려 한다. 그곳에 가면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었던 상흔도 말끔히 지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부푼 마음으로 여행길에 오르려 한다.
문화가 서로 다른 새로운 쉼터에서, 인생살이를 하면서 짊어지고 있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다. 그리고 욕망에 집착하다 생긴 상처에 자리 잡은 화농도 때 묻지 않은 곳에서 씻어내고 싶다.
아프리카 사람에게 ‘사시사철’이 있을까, ‘빨리 빨리’란 문화가 있을까, 그간 살면서 왜 이렇게 서둘러야 했었나. 아프리카의 목동처럼 비오면 빗물에 목욕하고, 때 되면 허리춤에 찬 먹을거리를 먹으면 되는 것을, 뭐 사는 게 별 거라고. 돈의 우리에 갇혀 살아온 것이 후회되기도 한다.
“빨리”라는 말을 하면 놀란 사슴마냥 귀를 쫑긋이 세우며 그게 무슨 뜻이냐며 되묻는 그네들.
숨길 것 없이 그대로 다 드러내놓는 야생동물은 배가 뽈록하면 그냥 물러선다. 그들에게는 창고 따윈 필요가 없다. 그래 쌓아 놓아야한다는 강박관념도 없다.
그렇지만 우리네는 곡간을 만들고 그곳에 가득 채워도 부족해 창고 하나를 더 만든다. 그러기를 수없이 반복해 욕심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어 고단함과 허무함이 부메랑이 되어 오기도 한다.
마치 지평선 끝까지 가면 또 다른 지평선이 펼쳐지는 드넓은 아프리카 평원만큼이나 큰 욕심이,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이런 욕심을 걷어내는 방법은 없는 건지. 이것이 이번여행의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