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플렉스 시대에 결핍을 말하다
"당신이 서 있는 그곳, 끝이 아니에요.”
결핍의 위안, 결핍의 고통을
솔직하고 위트 있게 전하는 다정한 목소리
“인간이라는 직업”에 열중하는 저자의 일상을 들여다보라.
생이 달리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_박대영 광주소명교회 담임목사
그의 글을 반쯤 읽었을 때였다.
실패 마일리지가 늘어날까 주춤거렸던 새로운 도전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실패해도 좋다는 마음이 차올랐다. 즐겁게 나아갈 기회를 얻었다.
_ 안희경 《오늘부터의 세계》 저자
장을 뒤덮은 염증
예고 없이 찾아오는 통증과 장의 신호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극한의 통증
챙겨 먹어야 하는 약들로 인한 부작용
하루를 일찍 시작할 수 없게 하는 컨디션…
저자가 하루아침에 감당하게 된 일들의 목록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신체의 연약함에서 비롯된 일들은 삶의 곳곳에 침투해 일상을 어그러뜨렸다.
청년 시절 군에서 강제전역을 해야 했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려 할 때 붙잡을 수 없었고, 목숨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은 하나뿐인 딸과 양껏 놀아주지 못했다.
한때는 진지하게 개그맨을 꿈꿨던 사람이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몸을 갖게 된 이후의 날들과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게 된 이야기, 약함을 받아들이자 일어난 삶의 변화를 이 책에 담았다.
크론병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은
그를 무참히 무너뜨렸지만
동시에 그로 하여금 통제 가능한 삶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게 했다.
결핍에 인사하고 얻은 위안
지지 않는 힘이 생기다
불면증에 시달리다 겨우 일어나 아이의 등원을 챙기고 다시 잠이 든 저자는 낮 12시가 넘어서야, 출근한 아내의 기상 연락에 잠에서 깨는 날들이 많다. 그럴 때면 ‘다른 이들은 오전 업무 마치고 점심 먹고 티타임을 즐길 시간에 나는 이게 뭐하는 것인가’ 하는 패배감을 피할 수 없었다. 패배감에 자신을 채찍질하던 어느 날 이건 건강한 자극이 아니라 학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연약함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요즘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나 보다. 부드러운 죽으로 속을 좀 달래고 일과를 시작해야지.’ 하고 불필요한 엄격함을 내려놓고 결핍을 끌어안으니 깨어 있는 시간을 더 집중하여 쓸 수 있었다.
결핍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일상의 경험에서 그는 혈루증을 앓는 여인을 떠올린다. 주님 앞에 최선을 드린 여인, 세상에서는 배신으로 돌아왔던 그 최선을 주님은 오롯이 받으셨다. 주님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드리는 일상에서 얻는 것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이었다.
아프고 나니 보이는 것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
“다 잘 될 거야. 하나님 믿는 사람이 축 처져 있으면 안 되지.”
“하나님이 다 크게 쓰시려고 그러는 거다.”
얼핏 힘을 실어주는 말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말들은 오히려 당사자의 고통에 절망과 무기력을 더한다. 아프기 전에는 어렵지 않게 썼던 이런 말들이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는 공허한 종교적 수사로 들릴 수 있다는 걸 깨달은 후로는 이런 말들을 쉽게 내뱉지 않는다.
특히 담임 목회를 하고 있는 지금, 코로나19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는 성도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생각과 말과 행동을 고르고 고른다.
이 외에도 결핍이라는 렌즈를 통해 얻은 세상을 향한 새로운 시각과 지혜가 그에게 넘쳐난다. 결핍으로 점철된 삶에서 길어올린 저자의 글은 고통의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명확한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