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김유정문학 특유의 해학성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일제식민지하 농촌의 착취체제을 그린 소설!!
1938년 단편집 ≪동백꽃≫에 재수록되었는데 표제의 ‘만무방’이라는 말은 염치가 없이 막돼먹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형인 응칠은 부채 때문에 파산을 선언하고 도박과 절도로 전전하며 아우인 응오의 동네로 와서 무위도식하는 인물이다. 응오는 순박하고 성실하지만, 가혹한 지주의 착취에 맞서 추수를 거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칠은 응오 논의 벼가 도둑질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응칠은 마을사람들로부터 전과자인 자신에게 지목될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서도 그 범인을 잡아내려고 논 가까이에 은신하여 밤을 새운다. 그런데 깊은 밤중 격투끝에 도둑을 잡고 보니 범인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이 논의 농사를 지은 동생 응오였다. 추수를 하여도 아무런 수확도 돌아가지 않는 빈한한 소작농민이 끝내 제 논의 벼를 도둑질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현실을 반어적(反語的)으로 제시한 작품이다.
김유정의 소설세계
김유정의 작품들은 대부분 희극적인 상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우직하고 순박해서 늘 약삭빠른 존재들에게 이용당하는 ‘바보’ 같은 인물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현실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경직된 반응만을 보이거나,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여 아이러니컬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독자들은 이러한 저급한 인물들을 바라보면서 웃음을 띠게 되는데, 이러한 웃음은 현실을 망각하는 방향이 아니라 당대의 비참한 농촌 현실을 상기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소낙비」의 춘호, 「만무방」의 응칠이, 「금따는 콩밭」의 수재, 「노다지」의 꽁보, 「땡볕」의 덕순이 부부가 보여주듯이 일제의 가혹한 수탈 정책으로 말미암아 고향에서 쫓겨나 유랑하고 있는 농민들을 소설적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하층계급의 끈질긴 생명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김유정의 웃음은 고전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학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