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920년대 사회의식과 반어적 단편 양식이 가장 적절히 결합된 사실주의적 소설!! 이 소설의 배경을 이루는 ‘비’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음울한 색조로 채색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와는 달리 비가 오면 인력거를 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난한 인력거꾼은 오랜 만에 큰 행운을 얻게 된다. 이렇듯 주인공의 행운과 작품의 우울한 분위기 사이에서 소설적인 긴장이 형성된다. 이러한 긴장은 배고픔과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로 인해 더욱 고조된다. 이러한 긴장은 ‘집’이라는 공간적 상징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김첨지는 집이 가까워지면 아내에 대한 생각에 다리에 힘이 빠지다가도 집에서 멀어지면 아내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신나게 인력거를 끄는 것이다. 김첨지가 일을 끝마친 후 집으로 곧장 돌아가지 않는 것도 이러한 심리적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 그에게 집은 돌아가야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런 현실을 떠올리게 만드는 공간인 것이다. 그런데, 김첨지의 불길한 예감처럼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싸늘한 아내의 주검이었다. 인력거꾼 김첨지가 만났던 운수 좋은 날이 바로 아내가 굶주림 속에서 외롭게 죽어가는 날이었던 것이다. 《빈처》 가난한 무명작가와 양순하고 어진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식에 목말라 중국·일본을 방랑하다 돌아와 보니 아내의 이마에는 어느덧 주름이 잡혀 있었다. 이제는 더 바랄 것도 없는 막다른 지경에서 아내는 차차 가난을 원망하는 눈치였고, 그런 눈치를 챈 나는 역정을 내었다. 그러나 문득 아내가 가엾게 여겨져 나도 어서 출세하여 호강을 시켜 주고 싶다고 했다. 순간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반색하면서 나를 위로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눈시울을 적신다. 《술 권하는 사회》 일제의 탄압하에서 많은 애국적 지성들이 어쩔 수 없이 절망하고 술을 벗삼게 되어 주정꾼으로 전락하는데, 그 책임은 바로 ‘술 권하는 사회’에 있다고 자백한다. 새벽 2시에 대취하여 돌아온 남편에게 아내는 누가 이렇게 술을 권했느냐고 안타까워한다. 남편은 조선 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내는 그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남편은 “아아 답답해!” 하며 또다시 밖으로 나간다. 아내는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를 원망하며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하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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