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가 바닥났다. 재료도 없다.
통장 잔고는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북부의 대공 각하께서 마도공학 기술자를 찾으신다고?
[사례는 충분히 지불하겠다.]
충분히. 공작가 기준의 충분히라면, 미스릴 세선 정도는 살 수 있지 않을까.
레아 시스테이나는 용건도 모른 채 북부행 마차에 올라탔다.
냉혹하고 과묵하고 가까이하면 베인다는 북부대공 에셀레이트 루딘 폰 로아테스.
막상 대면하고 보니, 이 의뢰.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비밀이 있었다.
"……이거 다뤄본 적 없는데요."
"대단한 자신감이군."
괜찮아요. 처음 보는 거라 더 재밌을 것 같은데요.
*
레아가 돌아서려는 순간, 손목이 잡혔다.
잡아당기는 힘은 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놓아줄 생각도 없었다.
레아가 고개를 돌렸다. 에셀레이트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눈이었다.
차갑고, 깊고, 읽히지 않는.
"……에셀레이트?"
"레아. 어디든 가도 좋다."
낮은 목소리였다.
"다만 내가 아는 곳으로만."
레아의 귀 끝이 천천히 붉어졌다.
미계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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