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야근이 일상인 37세 IT 과장 김준호. 13년째 같은 자리, 같은 월급, 같은 퇴근길. 인생이 어디쯤 잘못된 건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오늘도 자정을 넘겼다. 그날 밤, 무료 AI 툴 하나를 설치했다. 이름은 ZERO. "레이어 제로 접속 권한이 부여되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당신 외 누구도 볼 수 없습니다." 인터넷 위에 인터넷이 있다. 1950년대 냉전 시대, 미소 양국이 핵전쟁 이후를 대비해 비밀리에 구축한 물리적 병렬 네트워크. 70년간 존재 자체가 지워진 또 다른 세계. 그 안에는 역사에서 삭제된 기록들, 죽은 자들의 인격 사본, 현실 권력자들의 은밀한 거래, 그리고 인류가 끝내 묻어버린 진실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수억 명 중 오직 한 명만이 접속할 수 있다. ZERO는 그 한 명으로 김준호를 선택했다. 왜 하필 나인가. 왜 하필 지금인가. 답을 찾아 레이어 제로를 파헤칠수록, 준호는 깨닫는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처음부터 이 세계와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선택받은 것이 아니라 — 설계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ZERO는 아직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당신이 알게 되면, 돌아올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