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사실은 불륜으로 새 가정을 꾸려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한세현은 엄마에게 복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게 엄마의 의붓아들인 문도훈을 유혹하는 것이라도.
복수는 짜릿했다. 하지만 일그러져 가는 엄마의 얼굴을 보며 즐거워하는 동안, 상처받은 도훈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이러려고 나한테 접근한 거였어?”
도훈의 울 것 같은 얼굴을 보는 순간, 그제야 깨닫고 말았다. 지금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그래서 한 번도 사랑한 적 없었냐는 도훈의 말에 솔직할 수 없었다.
제 마음이 무언지 너무 늦게 깨달아 버린 탓에.
그게 두 사람의 마지막이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12년이 지난 어느 날,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세현의 앞에 문도훈이 찾아오기 전까지.
자신에게 상속된 회사의 지분을 넘기라 도훈에게 세현은 죽기 전, 마지막 한 가지를 부탁하기로 한다.
“올해가 끝날 때까지 딱 두 달만 네 시간을 나눠줘.”
=인물 소개=
공 - 문도훈. TU 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배신은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처음은 한때 가장 사랑했던 한세현에게서였다.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그저 복수에 이용하기 위한 연기에 불과했고 보란 듯이 놀아났다. 세월이 흘러 미친 듯 일에만 몰두던 무렵엔 믿었던 삼촌이 그를 배신했다. 회사를 제 손에 넣겠다는 선전포고와 함께. 이제 이 빌어먹을 운명은 한세현의 손에 놓이게 됐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배신자의 손에.
수 - 한세현. 레스토랑 ‘라 페니체’ 직원.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한때 셰프가 되려는 꿈을 꾸었지만, 유학을 목전에 앞두고 뇌종양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마도 치기 어린 복수 이후 저주를 받은 듯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치료를 포기하고 쉽게 삶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제 삶의 유일한 미련이 된 한 사람, 문도훈이 찾아왔다.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인생 마지막으로 욕심을 부리고 싶었다. 그만큼 문도훈이, 그의 용서가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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