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 8년만에 중상을 입고 나타났다.
피칠갑인 채로 의식이 없이 병원에 실려 온 첫사랑, 최정혁.
응급 수술 후 의식을 찾은 정혁에게 할수 있는 말이라고는.
“왜 이 꼴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났는데.”
“나도 몰랐어. 이 병원에 오게 될 줄은. 반갑네.”
“반가워? 반갑다고? 와아!”
모든 것이 변해있었지만,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처음 봤던 날 반해버렸던 싱그러운 미소도,
키가 같아서 편하게 바라볼 수 있던 눈동자도.
“나라 지키겠다고 가시밭길 자처해서 가더니 그 결과가 이거냐?”
“진짜 하느님 아들 될 뻔 했다.”
죽다 살아난 주제에 울상이 된 지원 앞에서 되지도 않는 농담이나 하며 환하게 웃는 얼굴. 그 미소를 보자마자 지원의 세상은 열 일곱, 교실 창가로 바뀌었다.
“그걸 말이라고 하냐? 이 또라이 새끼야!”
지원은 하느님의 아들이 되겠다던 정혁을 극구 말린 과거의 자신을 원망했다.
그랬으면 실오라기 같은 여지마저도 없었을 테니까.
애써 꺼트렸던 찬란하고, 쪽팔렸던 지난 날의 불씨가 되살아날 일도 없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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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 남지원(28세) - 한국대병원 외과 레지던트 1년차. 위아래 안 가리고 팩폭하는 성질머리에 ‘모까(모두에게까칠)’라는 별명이 있다. 얄밉지만 술기가 무척 뛰어나 선후배들이 필요로 한다. 친구 정혁을 짝사랑했고, 여러차례 고백했으나 항상 거절당했다.
* 수 : 최정혁(28세) - 공군 대위. 10대 시절 가족을 모두 잃고 말이 없어졌다. 감정을 숨기고 본능을 억누르는데 익숙하다. 힘들기만 한 삶 때문에 종교에 귀의하려 했으나 동생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공군사관학교에 입학, 영공을 지키며 조국의 아들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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