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자애로운 주신이여, 제 아들 테른만큼은 당신의 빛 안에 품어주소서.” 어머니의 기도는 처형장의 도끼날에 증발했다. 찬란했던 왕국은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고, 고결했던 왕녀의 아들은 전쟁터 속 시신들에 파묻혔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 겨우 살아남은 소년에게 남겨진 것은 미천한 신분과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배고픔뿐이었다. 살기 위해 감정을 죽였고, 버티기 위해 손끝에 서린 냉기를 벼렸다. “살고 싶으면 아무도 믿지 마. 나조차도.” 이제 하인의 가운을 벗고, 마탑의 정점으로 향한다. 나를 잿더미로 만든 세상을 얼려버리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