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아버지는 미국에서 사기당하고 죽었다. 계약서는 완벽했다. 판례도 조사했다. 대사관에도 갔다. 그래도 졌다. 한국인이니까. 27년 뒤, 나도 같은 방식으로 죽었다. 미국은 특허로 눌렀고, 중국은 기술을 훔쳤고, 정부는 최선을 다했지만 체급이 달랐다. 첫째 아들이 중2가 되던 해. 내가 아버지를 잃었던 나이와 같은 해에, 아이에게 같은 일을 물려줬다. 눈을 떠보니 1999년.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손에는 오프라인 AI 하나. 주머니에는 100만 원. 아버지는 이미 죽은 뒤였다. 살릴 수 없다. 하지만 죽게 만든 구조는 끝낼 수 있다. 용산에서 부품을 팔고, 외가 공장을 살리고, 회사를 세우고, 산업을 설계하고, 끝내 이 나라의 체급을 바꾼다. 한 집안을 두 번 무너뜨린 건 가난이 아니라 약한 국력이었다. 이번 생의 끝은 부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남의 규칙에 적응하는 나라가 아니라, 스스로 규칙을 만드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