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일곱 번째 책 『나이트 트레인』 출간!
▲ 이 책에 대하여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일곱 번째 소설선 문지혁의 『나이트 트레인』이 출간되었다. 2025년 1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신작은 ‘오직 하나의 이미지, 하나의 장소, 하나의 단어’를 찾아 떠난 25년 전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었던 자유를 향한 의지를 상기하며, 그 추상적 실체를 소거함으로써 그 여행이 끝났음을 확신하는 빛나는 젊음의 노스탤지어로 수놓은 소설이다.
2026년 첫 출간되는 핀 시리즈 소설선 문지혁의 『나이트 트레인』부터는 기존 6권, 4권 단위로 한 명의 표지 작가의 작품으로 묶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 권 한 권이 한국 문학의 대표성을 가지는 것으로 새롭게 큐레이션되고, 기존 25일이던 출간일을 5일로 바꿔 내놓는다.
25년 전에 시작되어 9286일 만에 끝낸 여행
마침표를 찍지 못한 모든 여행자들을 위한 이야기
2010년 단편소설 「체이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문지혁의 신작 『나이트 트레인』이 출간되었다. 1999년 유럽으로 3주 간의 배낭여행을 떠났던 20대 청년과, 그 20대 청년이 유럽 여행 기간 중 쓴 소설 속 이야기, 2024년, 자신의 20대를 되돌아보는 40대가 등장하는 세 겹의 층위를 가진 액자소설이다.
소설은 아버지가 보낸 택배 상자가 도착하며 시작된다. 상자 속에는 대학 때 열심히 듣던 은색 소니 CDP와 빛바랜 군복, 다이어리와 대학 교재, 사진, 시집, 원고 묶음 등이 들어 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녹슨 은반지였다. ‘나’는 버린 줄 알았던 은반지의 등장으로 희미해진 ‘지난 세기’의 일들을 하나씩 떠올린다.
고등학교 때 만나 ‘나’와 잠시 사귀었던 O는 작별선물로 은반지를 건넨다.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기도 전 O로부터 이별을 당한 나는 그녀가 빈에서 사온 반지를 다시 빈에 버리기 위해 유럽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일종의 애도의 의식이었던 여행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결국 니스 어느 바다에 반지를 버리고 돌아오지만, 어찌된 일인지 반지는 아버지가 보낸 짐에 담겨 다시 내게로 온다.
허구적 서사인 소설과 사실적 서사인 여행기 사이에 놓인 문지혁의 소설 「나이트 트레인」의 독특한 지점은 그 첫 문장에서부터 다시 고찰되어야 한다. '1'로 번호 매겨진 서술이 시작되기 전, 서사에 집중하는 독자가 순간적으로 놓치기 쉬운 그 날짜. 바로 ‘DAY 9200 서울’ 말이다.
그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다시 첫 문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거기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여행 아닌 것이 없다는 그의 말은, 그의 서사 전체가 하나의 여행기임을 보여주는 한편, 그의 여행이 이 소설을 쓰기 전까지 종료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25년 전 3주간의 여행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그의 서사가 ‘DAY 9200’에서 시작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러므로 사실 이 소설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을 현재진행형으로 업로드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무려 9200일 동안 지속된 여행기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류수연(문학평론가)
25년 전에 시작되어 9286일간 지속된 여행은 아내와 함께하는 일상에서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다. 그곳에는 O에게 강제 이별을 당한 ‘나’가 없고, 여행 중 만난 ‘전수진’이 없고, 유럽에서 내 곁을 지켜준 ‘E’도 없다. 더 이상 ‘E’라는 이니셜이 아닌 ‘은혜’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아내와 함께하는 현재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깨닫는다. 오래전 시작된 그 여행의 진짜 목적, 그것은 바로 ‘고잉 홈’이었음을.”(류수연)
「비포 선라이즈」, 유레일패스, 야간열차로 대표되는 세기말 감성을 담아내며 미숙한 젊음과 여행의 목적에 실패한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사랑을 경험한 사람 누구나 한 번은 겪었음직한 이야기들을 잘 풀어낸 인생이라는 여행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