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오장원의 지는 별, 2평 남짓한 고시원의 형광등 아래서 다시 뜨다.” 촉나라의 승상, 천하제일의 지략가 제갈공명. 그가 2026년 대한민국, 은둔형 외톨이 ‘강진혁’의 몸으로 환생했다. 과거엔 전장을 누비며 천하삼분지계를 논했으나, 이제는 모니터 앞에 앉아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진법(陣法)’을 펼친다. “나갈 필요가 있겠는가. 이 작은 기계 안에 온 세상의 정보가 흐르거늘.” 주식 시장의 폭락, 거대 기업의 파산, 그리고 국가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까지. 세계의 운명은 그의 손가락 끝에서 시작되고, 그의 침묵 속에서 결정된다. 여의도의 큰손들은 그를 ‘유령’이라 부르며 경외하고,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은 그를 ‘신의 목소리’라 칭하며 한마디를 듣기 위해 줄을 선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의 얼굴을 모른다. 그의 목소리조차 들은 적 없다. 그는 오직 텍스트로 명령하고, 데이터로 증명하며, 결과로 지배할 뿐이다. 단 한 번도 문밖을 나서지 않고, 단 한 명에게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오직 방구석에 앉아 일구어내는 무혈(無血)의 세계 정복기. “내 모습이 궁금한가? 미안하지만, 내 소통 창구는 오직 이 모니터뿐이라네.” 방구석 책사, 제갈량의 전설이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