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는 그 애를 좋아했다. 그 애가 웃을 때 드러나는 하얀 건치가 좋았고, 그 애의 팔이 내 팔을 스칠 때의 그 간질거림이 좋았고, 그 애의 커다란 손이 이윽고 내 손을 잡았을 때 빨갛게 변해버리는 그 애의 귀가 좋았다.
나는 그 애를 정말로 오래도록 좋아했다.
“서정인.”
지금 제 눈앞에서 그의 눈매와 잘 어울리는 서늘한 눈을 하고 제 이름을 확인차 불러보는 주승현을, 나는 좋아했다.
“안녕.”
*
서정인이 질투하는 모습은 어떨까. 토라져서 입술을 비죽 내밀면 그 붉은 입술에 입맞춤하고 싶겠지.
머리카락만큼이나 보드라울까. 서정인의 은은한 향이 더욱 짙게 느껴질까.
하, 수업 시간에 이 무슨 불손한 상상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주승현은 교실 안에 서정인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 애만 응시했다.
질투해서 토라지는 입술에서, 뾰족해지는 눈빛. 살짝 좁아지는 미간.
그리고, 가차 없이 뒤 돌아서는 냉정한 서정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