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벨루아 후작가의 사랑받던 차녀, 세리아 루미에르 드 벨루아.
행복했던 유년 시절은 일곱 살,
언니 엘리안느의 손이 그녀를 놓는 순간 끝이 났다.
“잠깐만 여기 있어. 금방 돌아올게.”
그 말 한마디와 함께, 세리아는 인파 속에 버려졌다.
기억을 잃고, 이름을 잃고,
거리에서 ‘위즐’이라는 사기꾼으로 살아남은 세리아는
어느 날, 아스테리아 제국의 소공작, 카일 드 로슈포르와 마주하게 된다.
“내 가짜 애인 행세를 잘 수행하면 네 죄는 눈감아주지.”
가짜 연애라는 이상한 계약.
하지만 그 끝엔… 낯익은 이름, 잃어버린 기억, 그리고 가려진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 모르지. 사랑스러운 것엔 약할지도.”
선을 넘는 남자와,
“뻔뻔하게… 고아면 염치도 없니?”
선 밖에서 거짓말하는 언니.
세리아는 이 게임에서 진짜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까?
***
“제가… 소공작님을 너무 이용하는 걸요.”
미안한 마음에 내가 조금 허탈하게 말하자, 그가 역시나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내게 그러는 것이다.
“그게 네가 할 일이고, 또 나의 쓸모지.”
그 한마디에 뜨거운 것이 목울대까지 차올랐다. 눈물이 맺히지 않도록 애써야 할 만큼.
“그러니까 마음껏 쓰도록.”
그렇게 말하며 은은하게 미소 짓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자, 아직 증명하지 못한 이름이 더 이상 초조하지 않았다.
그가 내게 기꺼이 ‘이용 당해주는’ 한, 두려울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