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뭐든 다 용서해 줍니까? 내가 바람피워도?”
응접실에 들어섰을 때 서리의 눈에 비친 건
뭉근하게 허리를 돌리는 정혼자 황승도와 그를 여보라 부르며 도발하는 이름 모를 여자였다.
“피임만 잘하세요.”
“내 거, 피임 도구로 감당할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라서”
언니의 죽음에 대한 보상으로 하게 된 결혼이라지만 첫사랑이었기에,
어쩌면 좋은 부부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건만.
남자가 내어준 건 뚜렷한 적대감뿐이었다.
하지만 엄마를 위해서라도 물러설 수 없었던 서리는 결심을 하는데.
“뭣 때문에 나랑 결혼하고 싶은데?”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도끼라도 맞은 것처럼 황승도가 머리에 박혀서 도무지 빼내지지 않으니까.
나한테 고통만 줄 뿐인데, 그런 당신 곁이라도 있고 싶으니까.
속내를 감춘 서리는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고는 입을 열었다.
“좋아서요. 승도 씨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뭐?”
“나 좋아한다는 남자들이 꽤 많았는데, 당신은 나랑 결혼하기 싫어서 몸부림치더라구요, 감히.”
“감히?”
“그래서 내 곁에 묶어 두고 당신 괴로워하는 거 보려고. 그게 나를 기쁘게 하니까.”
약지 위의 반지가 불길하게 반짝거렸다.
사랑의 증표가 되지 못한 반지가 예쁘기는 유난히도 예뻐서 더욱 서글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