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의지와 감각을 통제당한 채 살아온 살인 병기, 젠.
작전지에서 만난 미지의 소녀에게 목숨을 잃으며, 외롭고 비참했던 생의 끝을 맞이한다.
“늦기 전에 어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틸리아가 문을 열었어.”
그러나 죽음의 해방도 잠시.
그녀는 극독에 시달리다 죽어 가던 타인의 몸에서 눈을 뜬다.
그녀가 깨어난 곳은 낯선 문명의 베르겐 제국.
젠은 황녀로 가장해 제국의 실권자 린덴발트 공작 카스파르와 볼모나 다름없는 계약 결혼을 이어 가던 대역, ‘제니아 뮈젠’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제게 기이한 말을 남긴 소녀가 제니아 뮈젠의 동생 ‘라라 뮈젠’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조금 다르게 살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젠은 소녀가 말한 ‘자리’의 의미를 확인하고, 그녀에게 진 생명의 빚을 갚기 위해 황녀 ‘베르타’로서 거대한 음모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를 위해 황녀를 누구보다 증오하는 남자, 카스파르에게 손을 내민 젠에게 돌아온 답은.
“내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할 거야.”
카스파르는 가짜 황녀인 젠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그녀를 단지 쓰임새 있는 말로만 여긴다.
아버지에 이어 여동생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은 황실의 죄를 밝히고, 파멸로 이끌기 위해서.
그런데 점점, 그녀 앞에서 스스로를 숨기는 일이 더 고단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알게 된다.
가장 두려운 건, 그녀가 무너뜨릴 수 있다는 예감이었다.
그의 세계 전체를.
폭탄 테러, 연속된 의문의 죽음, 그리고 밀교의 비밀을 함께 추적하며 마주하게 된 감춰진 진실들.
왜곡된 질서를 강요하는 세력과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 젠은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고, 카스파르는 운명이라는 이름의 족쇄를 깨뜨린다.
그들은 음모와 복수를 넘어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 끝에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