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집행유예가 선고돼, 8개월 만에 출소한 이연은
이제부터 오롯이 홀로 세상과 맞서야 했다.
그때, 누군가 바닥에 버리고 간 두부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대충 비닐봉지에 싸인 채 내팽개쳐진 그것은 이미 누군가 한입 베어 물고 던져 둔 것 같았다.
먹고 버려진 두부가 꼭 제 모습 같아서 이연의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잠시 후, 버려진 두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앞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설마 주워 먹으려는 건 아니겠지?”
거만하고 냉소적인 목소리.
고개를 들어 그림자의 주인공을 확인한 이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권우진.
보육원에서 자란 이연을 후원한 권성 그룹의 장남이자 권성복지재단의 대표였다.
날렵하게 깎인 턱선과 높고 곧은 콧대.
잘 손질된 검은 머릿결은 흐트러짐이 없었고 단정히 다물린 입술 끝엔 무심한 여유가 감돌았다.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차갑고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자극했다.
“못 할 것도 없죠.”
이연이 보란 듯 바닥에 있는 두부를 움켜쥐었다.
차가운 표정의 우진을 빤히 바라보며 이연은 입속으로 두부를 넣었다.
누가 먹고 버린 것인지도 모르는 그것을 꾸역꾸역 씹어 목구멍으로 넘기면서도 이연은 우진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
인생을 망가뜨린 가문의 집에 주치의로 들어가게 된 여자.
이연은 권성 그룹의 2세, 권우진의 몸과 마음을 집요하게 흔들며
자신의 꿈을 송두리째 짓밟은 기업의 비밀을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