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아이 낳고 싶으면 집으로 돌아와. 아니면 병원에 가야겠지. 애 아빠인 나와 함께.” 3년 전 이름을 핑계로 어설픈 수작을 부려서, 진한 키스만 나눈 채 헤어진 두 사람. “제… 이름을 왜 물으시는데요?” “그러게요. 지금 그게 아주 궁금하네, 난.” 사기꾼 아빠와 도박꾼 엄마 사이에서 꿋꿋하게 제 삶을 감당하던 지우연. 이름처럼 아프고 나쁘고 못난 건 슥슥 지우면서 씩씩하게 살던 어느 날. “이제 기억나요? 3년 전 나랑 무슨 짓을 했는지. 해 봐요. 나도 기대가 됩니다. 내 미친 짓의 한계가.” 충동적으로 저질렀던 첫 번째 일탈의 밤, 흠뻑 젖은 열기를 선사한 정상인 척하는 미친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고. “사람은 먹으면 안 돼요.” 잘생긴 인간의 탈을 쓴 짐승에게 지극히 당연한 상식과 타당한 지식을 따끔하게 알려주었다. “아무리 맛있어도?” 남들보다 고달픈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던 우연이 간절히 바라는 게 있었다. “평범한 게 꿈이에요, 남들처럼 보통이나 딱 중간이요. 나랑 비슷하면 좋겠어요.” 유별난 이 남자를 평범하다는 억지 이유를 붙여서 가지고 싶었다. 함께 행복해지고 싶었으니까. *** 하지만 뒤바뀐 운명으로 그녀의 삶도 사랑도 송두리째 흔들리고. “감히 도망을 쳐? 내 새끼를 배고서.” “내 아기예요. 우리를 가만 내버려 두세요.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살게요.” “우리 아기는 엄마가 너라서, 세상 빛도 못 보고 돌아가는 거야. 남편의 말을 더럽게 안 들어 처먹는 너 때문에.” 남자는 지독한 집착과 무서운 보호로 우연을 옭아매는데. “여기서 죽어도, 다시 시작하진 않을 거예요.” “그럼 죽어. 나도 곧 뒤따라갈게. 저승에서도 뜨겁게 잘해보자고.” 서서히 드러나는,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는 두 사람. “왜 울어, 마음 약해지게. 내 밑에서 죽을 만큼 아파하고 나를 느껴. 그게 네 역할이고 의무야.” 죽어도 가지고 싶은 뜨겁고 야한 〈나쁜 사정〉 “아저씨, 저 좀 살려 주세요…….” 사이비 종교에 빠진 가족들 덕분에 나이 많은 장로와 결혼하게 될 위기에 처한 지서우. 가까스로 하늘 구원 교회에서 탈출한 서우는 죽기 살기로 도망쳐 급기야 한 남자의 차로 뛰어들게 된다. 무속 신앙을 신봉하는 조부 때문에 이립(李苙) 안에 반드시 결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대한 자동차 대표 차민준. 대충 아무 여자 아니, 적어도 잠자리 할 맛은 나는 여자로 골라잡아 결혼하려고 벼르던 중 차 앞으로 뛰어든 지서우와 운명처럼 마주하게 된다. 파리한 얼굴, 물기에 젖은 눈동자, 군데군데 찢어져 뽀얀 살가죽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순백의 드레스까지. 여자를 빤히 들여다보던 남자의 입꼬리가 유유하게 올라갔다. “찾았네, 내 신붓감.” *** “민준 씨가 말한 젖비린내요. 그거…… 어떻게 하면 지울 수 있는데요……?” “……하, 뭐?” “아니면…… 지워주실 수 있어요? 차민준 씨가.” 남자의 표정이 일순간 서늘해졌다. 길가에 내다 버린 고양이처럼 생겨가지고 도대체 뭐라는 건지. 하물며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는 가엾으리만치 파르르, 떨고 있었다. 되도 않는 객기를 부리는 게 괘씸해서 두 번 다시는 그런 못된 말을 하지 못하도록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바들바들 떨면서 잘도 지껄이네.” “……!” 서우의 기다란 머리칼을 찬찬히 쓸어내리던 그가 셔츠 안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었다. 서늘하기 짝이 없는 손으로 지서우의 가느다란 허리를 지분거리다가 솜털 하나 없이 보송한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다. 할짝- 살갗을 핥는 소리가 야릇하게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