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요즘 사람들이 입을 열 때마다 튀어나오는 존재는 얼마 전에 부임한 본부장이었다. 얼마 전 부임한 본부장은 명일그룹 회장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계약직이라도 감지덕지하며 이 회사에 입사한 뒤 세영은 더 이상 위를 바라보지 않는 법을 배웠다. 정규직 사원들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체념하는 법을 배운 이후로 그녀는 그럭저럭 스스로의 삶에 만족할 수 있게 되었다. 하물며 정규직 사원들에 대해서도 그러한데 그들 위에 있는 존재에 대해서는 더 말해 무엇을 하겠는가. 그들에게 추앙받는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조차 세영에게는 사치였다. *** 아침부터 비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치던 날이었다. 우산을 챙겨왔지만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걸어오는 동안 세영은 우산 아래로 들이치는 빗물을 옴팡 뒤집어쓴 상태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남들보다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는 사실이었다. 이 정도면 화장실에서 젖은 옷과 머리를 말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세영은 문이 열리자마자 엘리베이터 안에 떡하니 서 있는 본부장과 눈이 마주쳤다. 그 짧은 순간 세영은 그가 입고 있는 옷과 신발, 그리고 가방을 빠르게 눈으로 훑어 내렸다. 그의 옷과 소지품 어디에도 젖은 구석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빗방울 한 방울 묻지 않은 깨끗한 의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집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그는 비를 한 방울도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조건들, 자신은 절대로 가닿을 수 없는 그 모든 조건들 보다 오늘 아침 두 사람이 처해 있는 다른 현실이 세영에게는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을 더 절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들로 다가왔다. 비만 오면 출근을 하기 위해 옷이 다 젖어야 하는 사람과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출근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같은 세상에 살고 있어도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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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Series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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