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당신 같은 사람 정말 싫어!”
바위 아래 깔린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던 유에라가 앙칼지게 소리치자,
그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나도……, 내가 싫어.”
그의 목소리가 많이 슬프게 들려서 순간 그를 바라보았다.
“미워해도 돼……, 나는 재앙이니까.”
그가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넌 내꺼야. 어차피 넌 나를 싫어할 테니까……
그러니까 내 마음대로 할 거야.”
포겔 왕국의 기사단장 레오나드로 인해 망해버린 잉에 왕국의 마지막 왕족 유에라.
자신의 모든 걸 빼앗아버린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곁에 간 순간
그와 사랑에 빠져버린 자신이 원망스럽다.
하지만, 그를 놓을 수가 없었다.
[본문 내용 중에서]
“루디, 화났어?”
레오나드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미워요!”
유에라가 그를 확 뿌리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루디, 다시 구해 줄게. 무슨 약이야? 응?”
레오나드가 정원에 앉아 있는 루디를 달래려 노력했지만, 그녀를 보낸 사람이 자객으로 이용한 그녀마저 죽이려했다는 것은 이야기 하지 않았다.
“미……안, 나 미워해.”
왠지 풀이 죽은 그의 목소리가 안쓰럽게 들려와서 고개를 돌렸다.
“내가 미워할까봐 걱정 되요?”
“괜찮…….”
고개를 흔들려던 그가, 잠시 망설이더니 솔직하게 끄덕였다.
“……응.”
“그런데 왜 그랬어요?”
“…….”
그가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옆에 앉았다.
“그……냥.”
조금 심각한 그의 목소리에 유에라는 웃음이 나는 것을 참았다.
아까 날카로운 표정을 봐서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말하고 싶지는 않고, 거짓말은 못하고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속셈인 듯하다.
“화 풀어졌어?”
그녀의 새침한 표정이 풀리자 풀이 죽었던 레오의 얼굴도 밝아졌다.
“그만 가서 쉴 게요.”
유에라가 자리에서 일어나려하자,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나랑 같이 자기로 했잖아.”
“검술 다 배울 때까진 하던 일(?) 안할 거예요. 그러니까 제 방에서 잘래요.”
“어? 그런 게 어디 있어?"
레오가 그녀 뒤를 졸졸 따라왔다.
“하던 일 계속 해도 돼, 같이 자자 응?”
“싫어요, 피곤해요.”
“안 돼! 같이 자!”
그녀의 거부에 마음이 상했는지, 레오나드가 몽실몽실한 몸을 꼼짝도 못하게 양팔로 꽉 안아버렸다.
조금 놀란 유에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그가 무시하고 그녀를 안고 자기 침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