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대한민국은 잊어라. 이곳은 2026년, 사이버펑크 조선이다." 트럭 사고로 목숨을 잃은 평범한 디자이너 이유진. 그가 눈을 뜬 곳은 우리가 알던 역사가 뒤집힌 평행세계였다. 일제강점기의 치욕 대신, 자주적인 개항과 미국과의 수교를 통해 초현대적 문명을 이룩한 '조선'. 광화문 상공에는 홀로그램 용이 승천하고, 100층 높이의 한옥 마천루 숲 사이로 비행선이 유영한다. 갓을 쓴 신사들이 사이보그 의수로 악수를 청하는 이곳은, 전통의 미학과 기계 문명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꿈의 제국이다. 하지만 이 화려한 네온 단청의 이면에는 서늘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왕실과 의회가 5:5로 권력을 나누어 가진 위태로운 입헌군주제. 그리고 체제 유지를 위해 '고지능 AI'를 절대적인 금기이자 '역모'로 규정하는 법률. 인간의 지성을 넘보는 기계는 곧장 팔촌까지 멸문지화를 당하는 대역죄로 다스려진다. [경고: 시스템 감지. 귀하의 존재 자체가 '불법'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유진이 가진 유일한 무기는, 이 세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초고성능 AI 시스템'이었다. 살기 위해서는 능력을 숨겨야 한다. 하지만 이 낯선 세계에서 살아남아 뒤틀린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금지된 힘을 사용해야만 한다. 나노봇이 흐르는 혈관, 머릿속에 울리는 차가운 기계음, 그리고 왕실 근위대의 삼엄한 감시망. 모든 것이 그를 겨누는 상황 속에서, 현대인의 지식과 금단의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이유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시작된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이질적인, 대체역사 판타지 스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