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25세의 제국 제일검 카엘, 6세의 어린 공작 영애 엘라라. 차가운 빗속에서 맺어진 맹세는 19년의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소녀가 고귀한 여인으로 피어나는 동안, 기사의 몸은 그녀를 지키는 방패가 되어 부서지고 닳아갔다. 투구 속에 개구리를 넣던 장난스러운 유년 시절부터, 늑대의 이빨과 적의 칼날 앞에서도 그는 언제나 그녀의 유일한 세상이자 그림자였다. 그리고 엘라라가 25세가 되어 다른 공작과의 정략결혼을 앞둔 어느 겨울날. 44세가 된 노기사는 조용히 무릎을 꿇고 은퇴를 청한다. "저도 이제…… 맛있는 것을 먹으며 살고 싶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주군의 앞길에 짐이 되지 않으려는, 그리고 비로소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늙은 기사의 가장 애틋한 거짓말이자 진심이었다. 떠나는 자의 단단한 뒷모습과 남겨진 자의 뜨거운 눈물. 그리고 따뜻한 남부의 바다에서 만난 꼬마 도둑 '미아'와의 기묘한 동행까지. 서로를 너무나 아꼈기에 기어이 헤어짐을 택한 두 사람. 이제 검 대신 펜을 든 은퇴한 기사가 보내오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맛있는 여행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