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드래곤의 이름을 물려받은 왕국의 데이지.
스스로의 선택으로 고향을 떠날 때만 해도
그녀는 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보는 관찰자였다.
영영 지켜보는 자리에 그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데이지에게도 이야기가 생겼다.
그것은 봄 들판에 내리는 햇살이나,
혹은 여름 하늘을 담는 빗소리,
가을 공중을 나는 낙엽이거나,
겨울 밤낮을 채우는 눈송이 같은 일이었다.
그러니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사랑하면 선택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데이지의 이야기.
***
“우리 오늘 섬의 호텔에 있었던 것으로 할까요? 배를 놓치고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는데 말해놓고 보니 살짝 후회가 됐다.
이런 말로 눈앞의 단정한 그를 홀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가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덮었다. 입꼬리가 웃는 모양이었다.
“제가 오해하지 않게 말씀을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