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고재환은 서울 뒷골목에서 낡은 유물을 복원하며 살아가는 고독한 청년 복원가이다. 그는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유물의 **‘역사적 잔향’**을 읽는 특별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어느 날, 재환은 한국의 천지개벽 문양과 그리스 신화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의 상징이 동시에 새겨진 기이한 흑요석 거울을 복원하게 된다. 복원과 동시에 그의 몸에는 헤파이스토스의 **'페르소나(권능의 형태)'**가 각인되고, 그는 신적인 창조 능력과 금속을 다루는 완벽한 기술을 얻는다. 그러나 이 힘은 단순한 그리스 신의 권능이 아니었다. 거울이 비춘 것은 한국의 창조주인 천지왕이 하늘과 땅을 분리하던 태초의 혼돈이었으며, 재환은 곧 천지왕의 잔향으로부터 충격적인 사명을 듣는다. 바로, 천지개벽 때 흩어져 이계(그리스 세계)로 흘러 들어간 **‘창조의 조각’**들이 타락하여 세상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으니, 헤파이스토스의 힘을 이용해 그 균형을 되찾으라는 임무였다. 재환은 올림푸스 신의 오만한 힘과 천지왕의 겸손한 사명 사이에서 고뇌하며, 자신처럼 조각난 페르소나를 발현한 다른 계승자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들은 아군일 수도, 세상을 창세 이전의 혼돈으로 되돌리려는 위험한 적일 수도 있다. 재환은 두 신화의 이질적인 힘이 충돌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의 운명을 걸고 숨겨진 신화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