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유리의 밀도』는 자살 시도 후 살아남은 여성 ‘유리’가 점점 말의 온도, 감정의 무게, 존재의 감각을 잃어가며 침묵 속으로 무너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유리는 사회로의 복귀에 실패하고, 연인과의 비밀은 폭로되고, 가족 안에서도 누구의 시선도 말을 걸지 않는다. 치료와 상담, 약물도 그녀를 회복시키지 못한 채, 점차 말라가듯 존재의 결을 놓아간다. 그녀는 누군가의 연인도, 딸도, 환자도 아닌 이름 없는 무게로 방 안에 남는다. 유리는 ‘살고 싶었다’는 문장을 남겼지만, 결국 어떤 말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한다. 이 작품은 생존이 곧 회복이 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외면적 사건 없이 내면만으로 전개되는 감정의 침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