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삶은 늘 잔잔하지만은 않다. 때로는 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마음을 뒤흔들고, 한 사람의 짧은 웃음이 오래된 기억을 다시 불러온다. 『WAVE』는 그런 삶의 ‘파동’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30살 홍콩에서 돌아온 주인공 진호는 공항의 맑은 하늘 아래서, 잊은 줄 알았던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린다. 20살 춤을 추던 밤의 기억, 이름도 번호도 없이 스쳐간 만남. 아무렇지 않게 그녀가 다시 그의 앞에 나타나 사랑하게되는... 이야기는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조용히 흐르는 시간과 그 속에서 미세하게 흔들리는 감정들을 따라간다. 햇살이 벽에 스미는 속도, 가로등 불빛 아래 멈춰 선 두 사람의 침묵, 늦은 밤의 짧은 메시지 한 통— 『WAVE』는 그런 순간들의 파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하지만 이 소설은 따뜻함만을 품지 않는다. 그가 마주한 홍콩의 밤은 낭만이 아니라, 때로는 고통과 착취, 두려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말하지 못한 사건들, 직접 밝힐 수 없는 기억들—그 모든 어두운 파장들 역시 이야기의 리듬이 되어 스며든다. 이야기 속 두 인물은 서로에게 스며들지만, 그 여정은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서로의 불완전함을 알아보는 과정에 가깝다. 『WAVE』는 결국 사랑을 말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가 견뎌온 시간과 잊고 싶었던 기억에 대해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