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밤하늘을 찢는 비명소리. 어린 설아의 귀에는 그 소리가 너무나 선명하게 들렸다. “살려… 줘…!” 그것은 칼날이 살을 가르고 뼈를 부수는 소리가 아니었다. 피가 뿜어져 나오며 땅에 떨어지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 모든 것을 능가하는, 생명이 스러져가는 이들의 절규와 공포, 그리고 스치듯 비명 속에 섞인 한 맺힌 저주였다. 설아는 가녀린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설아에게는 너무나 또렷하게 들려왔다.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벌어지는 학살, 숲 속에서 숨통이 끊어지는 작은 짐승의 고통, 심지어 바람에 실려 오는 한 맺힌 영혼들의 속삭임까지. 그녀에게 세상은 거대한 소음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