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사막의 암시장과 제국의 궁정, 성국의 성역이 뒤엉킨 대륙 엘라디아. 밤마다 피 냄새가 스며드는 골목에서, 한 남자가 ‘적월서약’이라 불리는 낯선 목소리와 손을 잡는다. 서약은 피를 계약으로 바꾸고, 계약은 도시를 움직인다. 낮은 벌이 되고, 밤은 무대가 된다. 칼끝과 연설, 인쇄와 함정, 던전과 항만, 길드와 의회가 한 페이지 안에서 부딪친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의 영웅담이 아니라, 권력의 구조를 다시 짜려는 자와 그에 맞서는 수많은 이름들의 기록이다. 공화란 무엇인지, 법은 누구의 것인지, 피로 맺은 연대는 구원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잔혹하지만 눈을 떼기 어려운 전투가 이어지고, 유머를 잃지 않는 시스템의 장난질이 때로 길을 비춘다. 천사와 악마의 오래된 균형, 드래곤 레어를 둘러싼 탐욕, 성검과 흑마법이 남긴 상처 위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보다 살아낼 방법을 찾는다. 인물들은 선과 악으로 단순히 갈리지 않는다. 상인, 기사, 연금사, 치유사, 사냥꾼, 학생까지—각자의 욕망과 결핍이 칼날처럼 반짝이고, 때로는 손을 잡고, 때로는 등을 돌린다. 도시는 지도를 갖고, 사람은 가격표를 갖지만, 마음만큼은 계산이 불가능하다. ‘피로 쓰는 공화’는 신화가 아니라 합의의 다른 이름, 혹은 새로운 폭력의 철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