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반 배정은 모든 아이들의 관심사였다. 친한 친구와는 같은 반에 붙었는지, 사이가 안 좋은 친구와는 다른 반이 되었는지 다들 배정표 앞에 들러붙어 자신의 이름들을 확인했다. 그 아이들 사이에 나 또한 있었다. 작년에 친해졌던 애들과는 거의 떨어졌고 그나마 초등학교 때에 친하게 알고 지내던 친구들의 이름이 몇몇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새 학기는 안심이었다. 어쩌면 아무도 보지 못했을 그 아이는 배정표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음침하게 검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테가 두꺼운 안경을 쓴 그 아이는 흡사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같았다. 우리 모두의 관심이 이번 년도에 함께 지낼 아이들의 명단에 몰려 있을 때 그 아이는 그저 멀리서 제 휴대폰 화면만 뚫어져라 내려다보았다. 그 모습이 최근 읽었던 책 속의 주인공같아서 내 시선은 그 아이에게 사로잡혔다. 언젠가 휙 하고 사라져버릴 것같은, 바스라져 존재 자체가 없었던 듯 조용히 지워져버릴 것같은 그런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