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천남성은 사실 꽃의 이름이다. 늦봄, 그늘지고 비옥한 음지에서 연둣빛 깔때기 모양을 한 꽃을 피워낸다. 마치 복두에 어사화를 꽂은 것처럼 생긴, 조금은 신비하고도 조금은 기이한 모양의 꽃이다. 천남성은 사실 독초의 이름이다. 왕이 내리는 약, 사약을 만드는 재료로 쓰일 만큼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독을 잘만 사용하면 진통제로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천남성은 사실 성전환식물(性轉換植物)이다. 영양분이 충분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때는 암꽃으로, 환경이 열악하면 수꽃으로 스스로 성을 전환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세계는 천남성을 닮았다. 화려했던 제7세계의 생을 마감하고, 제4세계의 삶을 시작하지만, 그에서 그녀로, 현재에서 조선 시대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 되어버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강한 독성을 지녔던 이세계. 과연 독초에서 약초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