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매서운 안광의 남자는 냉철하게 자신의 종언을 예견했다. 썩어가는 머릿발에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물방울조차 서럽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고성古城의 회색 벽돌에 기대어, 문득 자신을 둘러싼 어둠을 돌아보며 바람을 맞이한다. 어둠은 지금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터득한 신비의 극치조차도 넘어선 불해의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저 그 무엇보다도 검은, 존재의 근본까지도 빨아들일 것처럼 몸을 뒤덮는 그것은 자신에게 뒤엉킨 풀 따위의 것에게는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않은 채, 오직 조용히 지식을 삼키며, 기억을 먹어간다. 어째서 이러한 몰골이 되어 있는가 조차도.. 그는 기억하지 못한다. 느껴지는 시간은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길었으나, 그것은 끊임없이 차가운 황혼이었고, 여명이었다. 그저 그렇게, 고요히 썩어가는 최후의 순간. 억겹의 눈보라 속에서 말라비틀어진 육체, 그럼에도 정신은 더욱 차갑고 날카롭게 그리고 무겁고 단단하게 얼어붙어 남아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그 무간의 연옥 속에서, 그 눈빛은 한시조차 감지 않은 채 정면을 쏘아본다.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하나의 공통된 의지는 '죽음'이었다. 그는 최후를 기대하였고. 최후를 원하였으며. 최후를 위하였다. 그것이 실현되는 순간을 본능적으로 고대하고 있다. 모든 것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 얼굴을 들어라. ㅡ 현자의 비문 中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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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pia
Munpia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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