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떠나. 위험해.”
목포 제일가는 고급 저택 몽해관,
짓누르듯 차갑고 습한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일제강점기 목포의 유달산 자락에 우뚝 선 고급 저택 '몽해관'. 언제 어떻게 지어졌는지, 목포 사교계의 중심축인 현 주인은 어떤 사람인지 소문이 무성하다. 부모를 여읜 시골 소녀 소혜가 몸을 의탁하기 위해 그곳을 찾아간다. 해를 들이지 않아 침침하고 어두운 저택에서, 훤칠한 키에 깡마르고 창백한 몽해관주 몽유 선생을 만난다. 그날로 소혜는 몽해관의 하녀가 되어 청소, 식자재 구입 등 저택 안의 일을 도맡아 하게 된다. 몽유 선생은 소혜를 붙들고 자신이 사로잡혀 있는 각종 생각과 이론을 쏟아내곤 했으며, 때로는 이국의 손님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말금도 종종 몽해관을 찾아오는 손님이자 몽유 선생의 벗이었는데, 집 안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제집인 양 거침없이 구는 모습에 소혜는 거부감을 갖는다. 하지만 그도 잠시, 소혜는 이내 말금을 언니처럼 여기고 따르게 된다. 어느 날 말금은 소혜를 좋은 곳으로 데려가 함께 저녁을 먹고, 부둣가에서 밤바다를 바라보며 말한다. 혹시 몽해관에서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면 주저 말고 전보를 치라고. 소혜는 가벼이 듣고 넘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 시작되고, 가뜩이나 냉습했던 몽해관은 습한 기운으로 가득 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