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 결혼해.”
10년을 함께한 연인에게 개같이 차인 스타 셰프 주혁.
제 이름을 걸고 했던 레스토랑까지 함께 문을 닫아 버린다.
결국, 지긋지긋한 기억만 남은 도시를 떠나 고향인 철음동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웬 건방진 눈빛의 꼬맹이를 만난다.
과거 아버지가 운영했고,
지금은 망해 가는 경양식집 ‘몽마르뜨’의 엉터리 주방장 윤노을.
“며칠만이라도 좋으니까,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
그에게서 가게 일을 도와 달라는 황당한 소리를 듣는다.
좁아 빠진 주방에서 돈가스나 튀기란 얘기다.
하지만 놀랍게도 주혁은 그 황당한 소리를 받아들인다.
단, 조건이 있다.
“네가 주방장이고, 난 주방 보조라고. 알아들어?”
* * *
“셰프님 저랑 사귀실 것도 아니잖아요.”
그제야 삐걱삐걱 고개를 돌린 주혁이 정면으로 노을과 시선을 맞대었다. 그러나 굳게 다물린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본인은 무표정이라 부르고 남들은 적이 살벌하다고 할 법한 얼굴로 빤히 노을을 쳐다볼 따름이었다. 상대를 겁주기 위함은 아니었다. 대비 못 한 충격이 불시에 뒤통수를 치고 간 까닭이다. 종전의 상황이 뒤집힌 것처럼 무서운 벙어리가 된 주혁을 앞에 둔 노을이 찬찬히 할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그냥 서로 실수한 걸로 해요. 없었던 일로 쳐요.”
노을의 눈이 아래로 내리깔렸다. 천장에 달린 조도 낮은 싸구려 조명이 말간 뺨 위로 거미 다리 같은 속눈썹 그림자를 만들었다. 멍하니 그걸 쳐다보던 주혁에게 노을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요리는 계속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