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0월 3일 출간*
던전의 보스몬스터인데 인간 몸에 갇혀 버렸다. 10년 동안 어찌 저찌 잘 숨어 살아왔는데, 웬 미친 길드장 눈에 들어서 계약서 잘못 쓰고 정화셔틀로 취직했다.
...인간이 몬스터보다 더하다.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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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스르륵.
“......”
“......”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금색 눈이 반가움을 담아 사르르 접혔다. 손대신 머리 옆으로 올라온 촉수가 살랑, 흔들렸다.
“안녕하세요?”
교감신경계가 자극되며 뿜어진 체액으로 등이 축축해졌다. 꼼짝도 못하고 얼어붙어 있자 촉수와 고개가 동시에 옆으로 기울었다.
“왜 그렇게 굳어 계세요?...엇차.”
팔이 자연스럽게 닫히는 문을 막았다.
“안...녕하세요.”
“네. 또 닫히기 전에 빨리 내리세요.”
쫓기듯 밖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바깥의 찬 공기가 뺨과 목덜미를 스치자 그제야 정신이 좀 들었다.
침착하자. 도망을 결심한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아무리 돌연변이라도 내 속마음까지 읽어낼 순 없다.
당황한 반응 역시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백한 제일의 유명인을 집 앞에서 마주쳤는데 누구든 놀라지 않을까. 그게 곧 직장상사가 될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다.
“여기까진 어쩐 일이십니까?”
“음, 할 말이 있어 왔는데. 바쁘신가 봐요. 이 시간에 가방까지 메고 어딜 가세요?”
“...요 앞에 운동을 좀.”
“요 앞 어디요?”
“그냥, 좀 걸으려고요. 아직 밤엔 추우니까 가디건이랑 보온병이랑 담요 같은 거 이것저것 챙겼는데.”
“아하.”
뒤늦게 혀를 물었다. 쓸데없이 변명해서 오히려 더 수상해보였다. 말을, 말을 돌리자.
“그런데 길드장님,”
“도운씨. 제 이름 아세요?”
“예? 어. 당연히 알죠?”
“그런데 왜 길드장이라고 부르세요. 그렇게 부르니까 꼭 서먹한 사이처럼 느껴지잖아요.”
서먹한 사이 맞다.
“사혁씨라고 부르세요. 저도 도운씨라고 부르잖아요?”
가능하면 불리고 부르는 거. 둘 다 안하는 사이가 되고 싶다.
“사혁아-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나이는 제가 더 많지만 요즘 누가 그런 걸 따지던가요.”
“...대체 왜 이러십니까?”
“글쎄요. 이것도 저보단 사도운 씨가 더 잘 알지 않을까요?”
“.....?”
방긋 웃은 윤사혁이 촉수로 내 발목을 휘감아 허공으로 높이 들어올렸다.
“?!”
그리고 털었다.
탈탈탈탈탈!
아슬아슬하게 물건을 욱여넣은 가방은 몇 번 흔들자 내용물을 전부 뱉어냈다. 누가 봐도 여행용에 가까운 옷가지와 여권, 위조신분증, 타 도시 화폐가 우르르 쏟아졌다.
촉수가 위협적으로 몸통을 꿀렁였다. 윤사혁이 싸늘하게 웃었다.
“요 앞에 운동?”
“......”
변명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나를 비웃듯 머리를 까닥인 촉수가 입을 쩍 벌렸다.
공 : 윤사혁 S급 헌터. 금발 금안 193cm 93kg 능력 [촉수] / 능글공. 존댓말공. 순애공. 짝사랑공. 일편단심공. 계략공. 촉수달렸공. 강공. 외강내유공.
헌터 길드 아르고의 길드장. 오염에 취약한 체질과 정화포션에 대한 내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다 포션을 대체할 수 있는 '정화능력'을 가진 사도운(수)을 발견하고, 꾀어내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다.
수 : (현)사도운. 흑발 흑안 183cm 78kg B급 헌터. 능력 [정화, 세뇌] (전)멸망 던전의 보스몬스터. 프로 알바생. 프롤레타리아 체험중. / 잔망수. 비굴수. 강수. 외유내강수.
던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인간과 거래했다가 통수 맞고 인간헌터의 몸에 갇혔다. 그 충격으로 기억을 일부 상실했다. 현재는 정체를 숨긴 채 아르바이트를 전전 중이다. 10년 간 잘 숨어 살았는데, 어설프게 나섰다가 윤사혁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이물질 섭공 : 강태준 A급헌터. 능력 [육체강화] / 다혈질. 성질머리. 똥차. 후회. 비중 적음. 섭공보다 이물질에 가까움.
이물질 악역 : ???
* 계약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