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우주의 역사는 150억 년, 지구의 역사는 46억 년, 최초 생명의 역사는 30억 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체의 역사는 얼마나 되었을까? <인체, 진화의 실패작>에 따르면 5억 년 정도라고 한다. 물론 5억 년 전의 모습은 생선조림 재료로나 어울릴 법한 ‘창고기’ 같은 아주 원시적인 형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심장이 창고기나 우렁쉥이(멍게)의 체강상피에서 진화해왔다는 사실을 알면 어리둥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장대하고 유구한 역사에 놀라게 된다. 그만큼 인체의 역사는 동물 신체의 진화사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이 책은 ‘설계’와 ‘변경’이라는 개념으로 진화사에 접근한다. 당연히 여기서는 그 어떤 초월적 존재도 배제된다. 진화는 결코 계획적이거나 화려한 사건이 아니다. 몇 억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면서 온갖 시행착오와 설계변경을 거친 끝에 실패로 귀착되기도 하고 놀라운 성공을 거두기도 해온 우연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