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러니…… 그러니 이제 여기서 그만 하지요. 오라버니를 찾는 일은 없을 겁니다. 있다 해도… 정말 그것 밖에 지푸라기가 없을 때에나 그러겠지요.‘ 그래. 그 말대로 정말 그 남자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리고 머리가 알아채기도 전부터 심장이 벌컥 튀어 올랐다. 연림은 닫힌 이 공간에 공기를 몰고 들어선 이가 누군지 알아보았다. 하씨 집안의 하 상. 어린 시절 알고 지냈던, 친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지금은 친구도 남도 되지 못할 사이. 왕도로 돌아왔다고 들어도 정말이지 피하고 싶었던 사람. 어둠이 그런 남자를 뱉어냈다. * * * 자신의 힘으로 점차 쇠락해져가는 가문을 일으켜서 아버지의 근심을 덜어 드리고 싶다던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결연하게 눈을 빛내는 그 힘찬 모습이 사랑스럽고 애틋하고 걱정되어 유치하게 분풀이를 한 남자도 있었다. 서로에게 못되게 굴던 연림과 상, 두 사람은 '일시적 사제지간'이라는 볼일이 끝나자 그대로 헤어져 서로를 피하게 된다. 그렇게 피해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상이 다시 연림의 앞에 나타난다. 부끄럽고 참혹한 과거가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통에 연림은 상을 피하지만 어쩐 일인지 상은 그런 연림에게 다가온다. 때로는 유치하게. 또 때로는 화끈하게. 그러니 어쩌면… 어쩌면 과거를 잊고 다시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친구든, 동료든, 친척이든. 그렇게. 그러나 오래전부터 짜여있던 거대한 흐름이 그 작은 소망을 비웃는다. * * * '차라리 그럴 걸 그랬지. 그의 말대로 처음부터 없는 인연이었던 것처럼, 그렇게 서로를 지나쳤더라면…….' 일렁이는 시선을 들어 올리면 상과 눈이 마주친다. 언제부터 자신을 보고 있었던 걸까? 아마도 오래전부터 그랬으리라. 그냥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는, 그리고 자신은 얼마나 오랫동안 그저 스쳐 지나가야만 할까? 손가락 끝 손톱의 한 조각도 닿지 못한 채. 감히 알 수가 없어서 가슴의 한 가운데, 심장과 오목하게 맞닿은 부근이 찢어질 듯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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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I
RIDI2025/09/04
  • 現在の作品천억의 밤을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