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무슨 일로 오셨죠?”
“사후피임약 처방이요.”
“관계 가지신 시간은요?”
“24시간 안 됐을 거예요. 사실은 술김에 한 거라 기억도 잘 안 나지만. 됐죠?”
성인으로 당연히 섹스를 할 수 있었다. 무책임했던 게 문제였지만. 그래서 미리 생길 불미스러운 일을 처리하려는 건데 왜 이리 낯이 뜨거운지 알 수가 없었다.
“네. 박하얀……. 너?”
귓가를 매만지던 나래가 의사를 쳐다보았다.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남자는 다름 아닌 그녀의 친구 오빠였다. 하필 그 많고 많은 산부인과 중 이런 곳에 들어오다니, 낭패 중의 낭패였다.
“진찰내용 다 비밀이죠? 히포크라테슨가 뭔가 선서하면서 약속했을 거 아니에요. 하늘이 귀에 들어가면 절대 안 되는 거 아시죠?”
인간에게 있어서 백해무익이라는 그놈의 술. 바로 그 술 때문에 그녀는 지금 머리가 돌아버리다 못해 미쳐버릴지도 모를 상황에 도달하게 됐다.
그녀의 나이, 스물여덟. 완벽한 어른이라기에도, 그렇다고 어리다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아니 어떻게 보면 딱 좋겠다도 싶은 이 나이에 그녀가 미치겠다, 생각한 건 바로 자신의 침대. 그것도 옆 자리에 백설기처럼 새하얀 알몸으로 떡하니 누워 있던 그 청년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