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본 도서의 인물, 사건, 배경 등 모든 설정 및 내용은 픽션입니다.
※ 우울증 및 자살과 관련된 언급과 묘사가 포함되어 있으니, 독서에 참고 바랍니다.
“규태야, 혹시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자는 거 바람인 거 알고 있어?”
“바람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 게이야. 여자애들이랑 아무리 자도 내가 걔들을 좋아할 일은 없어. 게다가 난 지우 너밖에 없잖아. 다른 남자랑은 절대 안 자.”
아무렇지 않게 다른 여자와 몸을 섞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철없는 남자친구 규태 앞에서 지우는 이별을 결심한다.
* * *
“규태야, 너 안 변해도 돼.”
“…….”
“너답게 살아.”
“…….”
“나도 나답게 살고 싶어.”
“…….”
“그러려면 우리는 이쯤에서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아.”
이번에는 규태의 울음이 터졌다.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규태가 이제 그저 가엾게만 느껴졌다. 이제는 마지막이었다. 나는 규태를 가만히 껴안았다. 규태의 커다란 몸이 맥없이 나에게 안겨 왔다. 익숙한 형태의 단단한 몸이 있는 그대로 전부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는 규태를 안은 온몸에 힘을 줬다. 어느덧 규태의 팔도 내 몸에 단단히 얽혔다. 규태와 나는 꼭 키스를 하듯이 마지막 포옹을 했다.
“지우야, 난 너 절대 포기 못 해.”
어느덧 울음을 그친 규태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새빨개진 규태의 두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이제는 점점 차분해지고 있는 내 마음이 느껴졌다.
“괜찮아, 규태야.”
“…….”
“나는 너 포기할 수 있어.”
내 말에 규태의 얼굴이 다시 일그러지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사랑이 두 사람의 온전한 신뢰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라는 사실을 규태가 다음 사랑들에서는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 깨달음 속에서 변한 규태를 내가 목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조금 아쉬웠지만 더 이상 규태는 나의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규태를 뒤로 하고 나는 나만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그 모든 시간도 오직 나 혼자일 수 있는 공간에 들어섰을 때 나는 이제 더는 눈물도 나지 않는 나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