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도망갈 생각 하지 마라!’
어느 날 귀에서 흘러내린 정체불명의 가루, 이게 축복이라고?
사이비에 빠진 엄마, 텅 빈 눈의 아빠… 과연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올해로 스물다섯인 금이는 평생 귓병을 앓고 살아왔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끝없이 흐르는 진물.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리를 듣지만 갈 수가 없다. 엄마가 반대하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집 안 가득 ‘홍서’라는 남자의 사진과 그자가 썼다는 경전이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무리 봐도 엄마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게 분명한데, 문제는 딸의 학비며 병원비를 몽땅 저 남자에게 갖다 바친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금이는 베개에서 정체 모를 가루가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한다. 진물이 굳은 것과는 확연히 다른 가루. 그걸 보고 엄마는 또 이상한 소리를 한다. “병원은 소용없어. 왜냐면 그 귀에서 나온 건…… 금이거든.” 홍서 님을 통해 귀에서 금가루가 나오는 축복을 받았다는 것. 이윽고 엄마는 이혼하고 떨어져 산다던 금이 아빠를 초대한다. 금이보다 먼저 축복을 받았다는 이 아빠라는 남자, 과연 믿어도 될까?
맹목적인 믿음에 빠진 엄마와 거기서 도망치려는 딸, 그 사이에 흐르는 불신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