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살아도 산 게 아닌데 살아 있을 필요가 있을까?
가족이 떠나고 남겨진 이의 고통스러운 하루하루
뜨고 풀기를 반복하던 담요를 완성하는 일에 대하여
4년 전 사고로 남편과 네 살배기 아들을 잃은 나예는 아직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가까스로 살고 있다. 그저 그들을 따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뜨개 공방에서 담요를 떴다가 푸르기를 반복하며 어떻게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담요는 계속해서 커졌다가 작아지고, 사라졌다가 다시 생겨난다.
동생 다예가 오랜 진통 끝에 아기를 낳던 날, 가족 캠핑이 예정되어 있었던 나예는 홀로 동생 곁을 지킬 엄마 정순이 걱정되어 남편과 아들을 먼저 보냈고, 그날 밤 그들은 사고를 당했다. 자신의 가족이 세상을 떠난 날, 조카가 태어났다. 이 지독한 아이러니로 매년 12월 그날이 다가오면 나예 가족은 여러모로 마음이 편치 않다.
다양한 작품으로 ‘여성’과 ‘가족’에 대해 질문해온 김이설 작가가 이번에는 스스로 끝맺지 않으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담요 뜨기와도 같은 상처와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