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아쉬운 것 없이 태어나 늘 가벼운 관계만 가졌던 명훈은
미술관에 면접을 보러 온 백한경에게 묘한 호기심을 느낀다.
한편, 불우한 가정사로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삶을 살던 한경은
명훈과의 면접에서 그의 오해를 사며 전전긍긍한다.
오해로 시작된 뒷조사로 명훈은 한경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처음으로 느낀 낯선 감정에 한경과 거리를 두려 하는데.
***
“팀장님은, 원래 이런 사람 아니잖아요.”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
“아까부터 왜 이렇게 답답하게 구는지 모르겠네.”
“팀장님은 저한테만… 잘해주시잖아요. 저 특별하게 생각하시잖아요.”
답답한 건 한경이었다. 지금껏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데이트를 하게 만들고, 계속 저를 속이고….
“저한테만 다정하게 대해주시는 거 알아요.”
한참을 울어서인지 퍼석하게 갈라진 목소리가 비참했다. 명훈은 아니라고 반박하지 않았다. 그래서요. 그저 짧게 물으며 끈적하게 젖은 한경의 이마를 쓸고 친절하게 굴었다.
“…….”
그렇다면 어쩔 거냐는 그의 뻔뻔한 태도에 한경은 고개를 떨궜다.
돌이켜 보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가 좋았다. 면접 때, 아니, 관장실 앞 복도에서 만났을 때부터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가 너무 아름다워 그를 보고 가슴이 뛰는 건 당연한 거라고 넘기기 바빴다.
“늘 이렇게 만지고 싶었어요….”
명훈을 보면 늘 가슴이 터질 듯 뛰었다. 한경은 손을 들어 명훈의 뺨을 감쌌다. 내내 여유롭던 남자가 조금 놀란 눈으로 한경을 보았다.
“전에 팀장님이 물어보셨죠? 왜 기획전 주제가 진실과 속임수냐고요.”
한경의 손바닥 밑에 닿는 명훈의 턱선이 굳어졌다. 뭔가를 참듯 잔뜩 힘준 턱 근육이 빠듯하게 튀어나왔다.
“팀장님을 생각하니 그런 주제가 나왔어요. 지금껏 팀장님은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속임수로 늘 저를 설득해 왔으니까요.”
“…….”
“저를 헷갈리게 만들곤 하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