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9금 피폐 로맨스 판타지 소설에 빙의? 환생?했다.
가족인 줄 알았던 이에게 어머니와 이름, 삶 전체를 빼앗기고 지병이 악화된 끝에 비참하게 죽는 ‘악역의 첫 번째 희생자’ 세르진 델렌싱으로.
몸뚱이는 병약하고 배움은 깊지 못한 데다 형질인들이 꽉 잡고 있는 사교계에서 베타로 살아남기 쉽지 않다.
하지만 얼굴 하나만은 기가 막히게 예쁘지.
원작 따위 알 바 아니고 원작에서는 형에 의해 처형당하는 어머니를 살려야 했다.
싸이코 새끼한텐 적당히 비위 맞춰주면서 좋은 결혼 상대, 내지는 조력자를 찾아야만 했다.
‘델렌싱 공작가’의 핏줄이 아니라는 걸 들켜 성씨를 빼앗기고 쫓겨나기 전에.
그런데…….
“전에 네가 말했지 않니. 너는 페로몬과 관계없는 몸이니 필요하면 찾으라고 말이야.”
“네가 ‘내 동생’이라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
“오로지 너에게만 가능한 일이지. 넌 내 하나뿐인 동생이니까 약한 모습도 보여 줄 수 있는 거란다.”
단순 싸이코인 줄 알았더니 ‘어쨌든 동생’의 몸을 탐하는 변태 새끼이기까지 했다.
빌어먹을.
***
“좋은 냄새가 나…….”
“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로건은 세르진이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를 두어 개 끌렀을 뿐이었다.
높은 콧대가 셔츠를 풀어 드러난 세르진의 투명할 정도로 하얀 목덜미 위로 문질러졌다.
“베타들은 다 이런가?”
“흐으…….”
“페로몬이 나오지 않는 베타들은 다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는 걸까.”
“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페로몬을 모르고 남의 살냄새를 맡아 본 적도 없는데 대체 뭘 묻는 걸까.
아니, 사실 안다고 하더라도 제정신으로 답할 상황이 못 되었다. 로건은 단순히 킁킁거리는 걸 넘어, 아예 세르진의 목덜미에 코를 묻은 채로 몇 번이나 크게 호흡을 해 대고 있었으니까.
“흐…….”
로건의 습하고 뜨거운 숨결이 자꾸만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잡아먹지는 않았다. 딱 냄새만 맡는 것 같았다.
몸을 더듬거나 옷을 더 벗기는 일 없이, 꼼짝도 하지 않고 그저 세르진을 끌어안은 채로 목덜미에 코를 묻고 있을 뿐이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빈도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점점 규칙적으로 변해 갔다.
“저……. 형, 님……?”
목덜미에 닿는 호흡이 통상적인 수준으로 얕아진 후에야 세르진이 질끈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저를 끌어안은 채로 꼼짝도 하지 않는 로건을 한참 동안 지켜본 후에야 그가 잠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
그냥 자는 것도 아니고 아주 깊이 잠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