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거짓과 위선으로 뒤틀린 세상에서 우화 읽기
때로는 우리가 사는 현실이 ‘이야기’보다 흥미롭다. 흥미롭다는 건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제가 많다는 것, 곧 거짓과 술수 혹은 예측하지 못한 반전이 넘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거지같은’ 세상의 흥미로움은 대부분 부정적 원천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어두운 현실은 우리를 냉소 또는 체념으로 이끈다. 긴 호흡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기 어려운 복잡한 삶의 현장에서 현실의 엄중함과 우스꽝스러움, 존재의 부조화 또는 불안함을 찬찬히 반추하기 위해 짤막한 이야기 읽기, 우화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저 유명한 칼릴 지브란이 남긴 세 권의 우화집 『미친놈』 『선구자』 『나그네』를 한데 엮은 것이다. 1918년 칼릴 지브란이 영어로 쓴 첫 번째 작품인 『미친놈』(The Madman)에 실린 우화들에는 인간의 악의·위선·불의·야망·순응·맹목성 등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교훈이 담겼다. 그래서 읽다 보면 마음을 들킨 듯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고, 미처 몰랐던 의식 너머의 세계로 가만히 이끌리기도 한다. 1920년 작품 『선구자』(The Forerunner)의 시와 이야기들은 우리의 깊은 내면을 일깨워 속속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3주간에 걸쳐 쓴 『나그네』(The wanderer)의 이야기들은 칼릴 지브란 “그 자신이 선량한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겪지 않으면 안 되었던 하루하루의 고통으로부터 나온” “그가 걸어온 길의 먼지와 인내로 이루어진” “조용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독자들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인도한다. 지브란의 자화상과도 같은 “가진 것이라고는 겉옷과 지팡이 하나와 얼굴에 내리깔린 고통의 베일뿐”인 ‘나그네’의 모습에서 인생의 쓸쓸함과 더불어 고뇌하며 살아온 자만이 풍기는 따뜻한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가히 우화의 귀재라 할 칼릴 지브란의 짤막한 이야기들은 복잡한 세상에서 정신 놓고 끌려가는 우리에게 잠깐 멈추어 자신과 세상을 돌아보라고, 따라만 가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 자유롭게 나아가라고 부추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