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도희야, 절대 행복하지 마.”
“…….”
“이렇게 내 옆에서 울어. 예쁘게. 너무 불행해서, 지금처럼 엉망으로 울었으면 좋겠어.”
“……미친놈.”
도희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저 남자를 이렇게 미치게 만든 건지.
그는 자신에게서 뭘 찾는 걸까. 불행? 왜…… 왜 제 곁에서 자신이 불행하길 바라는지.
***
싸늘한 주검 옆에서 오열하며 울부짖던 날, 아마 그날, 어쩌면 오늘을 상상했으려나.
아직은 어렸던 네가, 예쁘게 꽃을 피워 세상이 아름답다 느낄 때쯤,
진흙탕 속에다가 짓이겨 넣을 거라고.
네 흰 목덜미를 물어뜯어 붉은 선혈을 맛보고,
정신을 잃을 때쯤 다시 찬물을 끼얹을 거라고.
그렇게 다짐했었다.
이 여자랑 꽃놀이나 하려, 그러려고 시작한 판이 아니었는데.
여잘 망가뜨려 보겠다고, 굳이 수고롭게 판을 짜고 정성스럽게 시간을 흘려보냈건만,
그녀가 어떤 손에 망가지는 건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도희야. 같잖은 수 쓰지 마. 어차피 넌 한 발짝도 도망갈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