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노예 앞에 무릎을 꿇은 건 정복 차림의 기사였다.
그의 시선은 아래를 내려보는 것처럼 오만했고, 평온했다.
“샤엘 피체른 로즈웰.”
작은 손을 이끌어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뜨거운 숨결과 동시에 손가락이 그녀의 손바닥을 긁었다.
“내 검을 네게 바치기로 했잖아.”
그녀가 부정할 수 없도록, 과거의 행동을 되새겨주었다. 불과 몇 년 전. 적국의 포로였던 그가 공작의 딸에게 했던 것이었다.
“저는….”
“나는.”
기사는 그녀의 말을 정정했다. 그녀의 전신을 옭아매는 목소리엔 절절한 사랑보다는 압박이 느껴졌다.
“난 아직 네 포로야. 내 아가씨. 내 샤엘.”
동시에 그의 시선이 끈적하게 샤엘의 몸을 타고 올라왔다. 어릴 때 만났던 풋풋한 기사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