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봄날의 민들레 홀씨처럼 팔랑대며 되는대로 살아 온 소매치기 윤견. 그러던 어느 날, 훔치지 말아야 할 상대의 지갑을 훔친 죄로 홀라당 잡혀갔다가 돈을 갚을 때까지 주도재의 집에 감금당하고 만다. 감금은 감금인데, 모자람 없이 재워 주고 먹여 주니 이런 걸 ‘황제감금’이라 해야 할까. 등 따숩고 배가 부름에도 평생을 제멋대로 살아온지라, 윤견은 본능에 따라 틈만 나면 도주를 시도한다. 매번 잡혀 오면서도 도망가기를 반복하는 사이 서로를 향했던 악의가 어느새 호기심과 애증으로 금세 모양새를 바꾸고, 뭔가 묘한 분위기가 조성되는가 싶더니만 결국 두 사람은 넘지 말아야 할 선마저 가뿐하게 넘고 마는데! 채권자와 채무자에서 이제는 애인, 남친…… 아니, 어쨌든 도재와 제가 ‘그거’가 된 거 같아 윤견의 마음은 싱숭생숭하기만 하고. 그 와중에 도재는 연상의 포근하고 어른스러운 매력으로 윤견을 감싸……기는커녕 폭주기관차가 되어 달려드는데! * 본문발췌 “하아,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 죽겠네.” 도재의 목소리가 진심처럼 느껴진 윤견은 버둥거리다 멈칫했다. 허공에 있던 시선을 도재에게로 돌리자 그가 웃고 있었다. “주, 죽이진…… 말아 주세요.” “어? 하씨, 널 왜 죽여.” “방금…….” 윤견을 품으로 끌어당겨 꽉 안으며 도재가 말했다. “그냥은 안 죽이고, 다른 놈한테 한눈팔면 그땐 그 새끼랑 너랑 둘 다 죽는 거야.” “…….” “대답해야지?” “……네.” 윤견은 도재가 허튼소리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에 진심이 묻어났다. 다른 놈이건 뭐건 윤견에게 남자는 애초에 관심 밖이었으니 그럴 리가 없었다. 그렇게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사이 도재가 귓불을 입술로 잘근대다가 말을 덧붙였다. “여자도 마찬가지야.” “…….” “너랑 붙어먹는 인간은 누가 됐건 가만 안 둬.” 윤견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제 머릿속을 열어 보기라도 한 건지 생각을 다 읽는 것 같았다. 머쓱함에 크흠, 하고 헛기침을 뱉어 내자 도재가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넌 귀여우니까, 죽이진 않을게.” “가, 감사합니다…….” 윤견은 정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대답했다. 해가 뉘엿뉘엿 져서 붉은 노을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붉은 핏빛으로 물든 도재의 얼굴을 흘끔거리던 윤견은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남…… 애인…… 사람이 얼굴은 봐 줄 만해서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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