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솔직하게 말해서 너나 나나 데이트를 할 사이는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냥 대충 시간만 떼우다가 헤어지자는 거지, 내 말은.”
이게 아린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한은 기다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턱을 쓸더니
이내 매력적인 미소를 입가에 띄운 채 입을 열었다.
“싫어.”
단호한 거절이었다.
“아, 아니 왜?”
“나야말로 묻고 싶네? 우리는 과제를 하는 거야. 진짜 연애가 아니라.”
한의 지적에 아린은 그의 시선을 슬그머니 피했다.
“그건, 그렇지만…….”
“그럼 됐네. 과제를 위해서 임시로 연인이 된다고 생각해.”
“잠깐, 연인이라니? 우리 그냥 학점을 위한 비즈니스적 관계지.”
관계 정의는 똑바로 하는 것이 좋았다.
연인이라는 달콤한 단어는 이한과 성아린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아린의 지적에 한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근데 그렇게 말하면 너무 딱딱하잖아. 계약 연애는 어때.”
“계약, 연애?”
“네 말대로 우리는 학점을 위해 공생하는 관계일 뿐이고 부르는 명칭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잖아. 그러니까 이왕 같이 하게 된 거 최선을 다해 보자고. 혹시 알아 이 경험이 나중에 너에게도 큰 도움이 될지.”
그의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건 저 얼굴과 목소리 때문일까.
“……이건 정말 학점을 위해서야.”
“그래. 학점을 위해서.”
“정말 다른 뜻은 없다고.”
“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