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근래 귀족 부부간에는 ‘오픈 마리아주’라는 새로운 관계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혼인 상태에서 타인과의 연애나 성적 관계를 허용하는 것으로, 합의하에 제3자와 교류하는 과정을 배우자에게 보이기까지 한다.」
**
우둘투둘해 보이는 주근깨, 힘없이 축 처진 눈매, 옹졸한 입매, 더듬거리는 말씨.
모리는 언제나 본인에게 자신이 없었다.
위축되고 주눅 든 채 레스턴 백작가의 애물단지로 자란 모리는 아버지의 강압적인 권유로 정략결혼을 노리게 된다. 사랑과 자유를 갈망하던 모리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거절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예비 남편인 요하네스 바우만과 만나게 된 모리는 이 아름답고 다정한 남자가 자신의 꿈을 이루어 줄 사람이라 순진하게 믿어 버린다.
어릴 때 친우였던 제레미 폰은 호위 기사의 자격으로 모리를 따라오고, 냉철하게만 보였던 루트비히 바우만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다정한 모습을 보여 준다. 모리는 그들의 사이에서 차차 바우만에 적응해 간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모리에게 제 욕망을 풀던 요하네스는 은밀한 제안을 꺼낸다.
“형님께도 보여 드리자.”
“으응.”
“그래, 여보. 이상한 거 아니야. 그냥 보는 것뿐이잖아.”
모든 걸 공유하던 어린 시절 버릇만큼 태연하게 굴진 못했지만 요하네스는 기어코 루트비히의 앞에 모리를 세운다. 피 한 방울 통하지 않는 형님이 새로운 가족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리고 모리가 저택 외의 공간에 한눈파는 일이 없도록.
요하네스는 모리가 좋아하는 걸로 저택을 채우고, 모리를 차근차근 옭아맬 방법을 궁리하고, 루트비히와 함께하는 공간에서도 제게 열렬히 떨어지는 모리의 시선을 즐긴다. 그저 가족이기에 잘 지내야 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속인 채.
“바우만은 세 명이니까, 괜찮다.”
특별한 호기심을 품은 루트비히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보이는 틈마다 헤집고 들어가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낸다. 늘 요하네스를 제어하느라 두통을 앓던 루트비히가 아우의 멍청한 선택을 응원한 건 단언컨대 처음이었다.
“그 기사도 데리고 올까? 당신은 누가 지켜보면 좋아하잖아.”
하지만 그 난잡한 기회는 요하네스에 의해 기어코 모리를 따르는 제레미에게까지 닿아 버리고, 충성스러운 기사는 오염된 충심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의 오묘한 밤은 다가오는 종장을 짐작하지 못한 채 계속되는데…….